MSNBC의 모기업 컴캐스트가 해당 진보 성향의 뉴스 채널을 별도의 법인으로 분사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뒤에, 일론 머스크의 장난끼 섞인 잠재적인 MSNBC 인수 언급에 주류 언론 매체들은 다시금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아들 중 한 명인 도널드 쥬니어(Donald Jr.)가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현재 순자산 3,340억 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이자 스페이스(Space)X 및 테슬라(Tesla, TSLA)의 사장에게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을 내비쳤다.

“들어봐 @elonmusk, 내게 정말 재미있는 생각이 있어!!!” 도널드 쥬니어가 MSNBC가 매각될 수 있다는 소식을 인용하며 X에 게시했다.

머스크의 대답은 도발적이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그는 이렇게 답했다: “가격이 얼마나 되는데?” 그는 나중에 다음과 같이: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즐거운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다”며 끝에 웃음 이모지를 덧붙였다.

이같은 무심한 듯한 대화가 X 사용자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며 머스크의 진정한 의도에 대한 추측이 이어졌다. 그런 와중에, 이 대화에 대해 미국의 유명 팟캐스터 조 로건(Joe Rogan)은 머스크가 MSNBC를 사들인다면 자신이 레이첼 매도우(Rachel Maddow)의 자리를 맡을 의향이 있다고 머스크에게 말했다.

그는 자신이 얼마든지 “같은 의상을 걸치고, 같은 안경을 쓰고, 같은 거짓말을 할” 자신이 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머스크는 로건의 제안에 “좋다”고 말했으며, 이러한 언급으로 자신의 수백만 팔로워들 중 일부의 흥미를 불러일으켰음은 말할 것도 없다.

비록 이러한 대화가 표면적으로는 무심한 듯 보여지기는 하나,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지금의 상황이 2022년에 4,400만 달러로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인 트위터를 인수했던 때와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당시에도 모든 것의 발단은 농담이었다.

컴캐스트, 스트리밍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핵심 케이블 네트워크 분사

머스크, 도널드 쥬니어 및 로건 사이의 이러한 대화는 MSNBC의 모기업인 컴캐스트가 내부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인 시점에서 오가게 되었다. 지난주, 컴캐스트는 E!, CNBC, USA 네트워크(Network) 및 골프 채널(Golf Channel)을 포함한 다수의 케이블 TV 네트워크를 분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컴캐스트 사장 마이크 카바나(Mike Cavanagh)는 이러한 계획과 관련해 “우리는 지금 우리 주주 소유의 강력한 케이블 네트워크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풍부한 자본의 새 회사를 만드는 것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우리에게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주주들에게 가치를 창조하게 될지에 관한 여부를 모색 중이다”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모든 사업체들은 현 NBC유니버설 미디어 그룹(NBCUniversal Media Group) 헤드인 마크 라자루스(Mark Lazarus)가 지휘봉을 맡게 될 “스핀코(SpinCo)”라는 명칭의 새로운 법인체로 이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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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모두 합친 자산은 올해 9월 30일로 끝나는 12개월의 회기 동안 약 7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이는 해당 기간 동안 컴캐스트의 총 수익 중 약 6%에 해당된다고 한다.

컴캐스트가 이러한 전환을 완료하기까지는 MSNBC와 CNBC와 같은 네트워크가 미국에서 갖고 있는 광범위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규제 당국의 승인이 요구될 것이기 때문에 수 년이 걸릴 수 있다.

올바른 대처라는 애널리스트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MSNBC 내부에 감도는 불안감

보스턴 대학교(Boston University)의 사회과학과 부교수인 토마스 웨일런(Thomas Whalen)은 머스크의 잠재적인 흥미를 “방송 업계에 대한 폭탄선언”과도 같다고 묘사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러시아의 미디어 소유 패턴과 유사함을 시사했다: “머스크의 움직임은 적대적인 합병인 것처럼 보이며 미디어의 발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과 그 일당들이 그간 러시아에서 미디어를 공짜로 사들여 온 방식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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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인 매각 소식은 MSNBC의 조직 내에서 불안감을 조성했다고 한다. 한 MSNBC 관계자는 더 포스트(The Post)에 “모든 게 미정인 상태이기 때문에 모두가 공황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들 케이블 네트워크가 힘을 합쳐 사업체들간에 어떻게든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생존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므로 이러한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애널리스트인 제시카 리프 애를리히(Jessica Reif Ehrlich)는 “이 많은 회사들이 서로 뭉친다면 많은 효율성이 얻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회사들이 좀 더 큰 법인체의 일부로서 생존할 수 있을까? 그렇다, 당연히 생존할 수 있다.”

머스크의 정치적 관심, 이와 같은 상황에서 농담 이상의 효과를 낼 수도

머스크가 대통령 당선인인 도널드 트럼프를 그의 캠페인 내내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미국의 정치적 상황은 이러한 인수를 상당한 논란에 휩싸이게 만들 것이고, 트럼프가 대통령직에 취임하게 되면 그의 많은 보수적인 이니셔티브를 지지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는 앞서 해당 네트워크를 “급진적 좌익 민주당에 대한 세계 최대의 정치적 기여”이자 “도널드 J. 트럼프에 붙여진 24시간 정치공작 기관에 불과”하다고 묘사하며 비난해 왔다.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MSNBC가 “한 때 뉴스 프로그램 활동에 몰두했지만 점차 주로 트럼프를 공격하는 호스트들이 장악한 곳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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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대한 이와 같은 적대적 입장을 채택하기로 한 결정은 어느 정도는 특정 언론 매체에 의한 가짜 뉴스와 오보의 전파에 대처하겠다고 알려진 그의 의도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다. 언론 업계의 기자와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공약이 미국의 출판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 권리를 해칠 수 있다고 염려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머스크가 컴캐스트로부터 스핀코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이다. 시장 조사 업체인 이마케터(eMarketer)의 대표 애널리스트 겸 콘텐츠 부사장 폴 베르나(Paul Verna)는 소비자가 전통적인 채널에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대폭 이동하면서 케이블 TV 비즈니스는 “축소되고 있는 비즈니스”라고 주장한다.

컴캐스트는 플래그십 스트리밍 서비스인 피코크(Peacock)가 지난 분기에 유료 구독자수에서 29%의 증가를 경험하면서, 스트리밍 비즈니스에서 82%의 수익 상승을 보이는 탄탄한 결과를 최근 보고했다.

지금으로선, 잠재적 인수에 대한 머스크의 언급은 실질적이기 보다는 도발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아마존(Amazon, AMZN)의 창립자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2013년에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했던 경우와 같이, 관련 없는 업계의 한 부자가 강력한 미디어 회사를 인수하는 상황이 이번이 처음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